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입장문 발표 (2/6 오늘자 법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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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입장문 발표 (2/6 오늘자 법원 앞)

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입장문 발표
(2/6 오늘자 법원 앞)


저는 특수교사에서 순식간에 아동학대 피고인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 1심에서 선고유예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재판부의 판단이 아쉽습니다. 저는 아직도 피고인의 낙인을 떼지 못했고, 특수교사로 완전하게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를 고소한 전 학부모, 주호민씨 부부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을 압니다. 그러나 주호민씨가 자신의 어려움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번개탄‘, ’유서를 쓰고 아내와 상의했다.‘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공공연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런 표현에 주의하겠습니다. 사건의 본질이 어떠한 식으로든 왜곡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제 꿈은 특수교사였고 그것을 타의에 의해서 잃고 싶지 않아 항소를 결심했습니다. 항소 이유를 '주호민씨가 주장한 고소 이유에 대한 반박', '용인시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의 사건 처리에 대한 문제', '1심 판결문에 대한 아쉬움'. 제가 '돈을 요구했다는 허위 주장에 대한 반박'. 제가 '쥐새끼 등의 용어를 사용했다는 허위 주장에 대한 반박', '검찰에 의한 증거자료 변경 시도에 대한 유감' 순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주호민씨가 주장한 고소 이유에 대한 반박입니다.

주호민씨 부부가 자녀를 동하여 저의 수업을 녹음한 날은 2022년 9월 13일 화요일입니다. 주호민씨는 언론을 통하여 자녀가 그즈음에 보이지 않았던 배변 실수를 자주하였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불안해하여서, 그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녹음기를 넣었다며 저에 대한 신고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녹음기를 넣은 이틀 후인 2022년 9월 15일 목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주호민 부부와 특수교사, 담임교사, 특수교육실무사, 교감 선생님이 함께 참여한 협의회가 있었습니다. 이 회의는 전적으로 주호민씨 자녀만을 위하여 관련 종사자 모두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학부모와 학교가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주호민씨 부부는 자녀의 배변 실수나 불안에 대하여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공식 문서의 기록을 보면 한수자씨(아이의 모)는 자녀가 어릴 적에 애정표현을 충분하게 하지 못한 점이 가슴 아프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고기동으로 이사를 오고 자녀가 고기초등학교에 1학년으로 입학한 후에 자녀와 가족 모두 행복해졌다고 하였습니다. 자녀와 부모의 관계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돈독해졌다고도 하였습니다. 자녀의 배변 문제와 불안 등의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동안의 주호민씨 부부와 저와의 신뢰 관계를 고려할 때 주호민씨 자녀가 배변 문제를 보였고 학교 일들로 유난히 불안해하였다면 주호민씨 자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모인, 공식적인 회의에서 이를 충분히 언급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주호민씨가 녹음기를 넣었다는 것은 단순히 자녀의 배변 문제나 불안 때문은 아니었다는 의문이 듭니다.

한편 재판 과정을 통하여 저는 서이초 교사의 사망 사건에 대한 보도가 없었다면 선고유예가 아니라 검사 측이 요청한 징역 10개월과 유사한 판결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억울하게 돌아가신 서이초 교사의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도 꼭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교사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감정이 상했다는 이유로, 교사들을 고소하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둘째. 용인시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의 사건 처리에 대한 문제입니다.

저는 고소된 후에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용인시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의 동석하에 조사를 받았습니다. 3시간 가량 이어진 조사 후 해당 공무원은 저에게 “선생님 교육이수 정도 받으실 수 있으시죠?”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돌아온 건 검찰의 기소와 정식재판이었습니다. 1심 재판 중 증인으로 출석한 해당 공무원은 “5분 정도 짜집기 된 음성파일만을 듣고 아동학대로 판단하였다.”라고 진술하였습니다. “아동학대와 관련하여 4박 5일 연수와 메뉴얼 책자로 학대 여부를 판단하며, 특수교육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아동학대 교사가 어떻게 양산되는지 해당 공무원의 발언을 통하여 명확히 알 수 있었습니다. 왜 피고인이 된 교사들이 자살을 선택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4시간 가량의 녹음 분량을 5분만 듣고 아동학대로 판단한 담당 공무원은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아무 책임이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용인시는 지속해서 이런 수준에서 아동학대 조사 담당자를 배치할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셋째. 1심 판결문에 대한 아쉬움입니다.

주호민씨가 자녀를 통하여 저와 저의 학생들이 수업하는 것을 녹음한 통신비밀보호법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제가 법조인이 아니라서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실이 교육계의 문제를 넘어 법조계의 문제로까지 확산 되었기에 국민의 눈높이에서 여러 전문가님과 관계자분들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협조할 것입니다.

다만 1심 판결에서 장애아동의 학부모가 녹음하였다는 점이 고려되어 대법원의 판례와 다르게 예외적으로 불법녹음이 인정된 것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불법녹음의 예외가 인정되어야 한다면 녹음기를 넣기 전에 의혹을 해소하기 위하여 학부모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불법녹음만이 최후의 자구책이었는지 확인한 후에 판결해 주셨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학부모가 자신의 감정이 상한다고 순간적 감정으로 무턱대고 교사의 수업을 녹음하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녹음기 이외의 합리적인 방안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교사나 비장애 학부모님, 장애 학부모님들의 염려가 해소되기를 원합니다.



넷째. 제가 주호민씨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허위 주장에 대한 반박입니다.

저는 주호민씨 측에 금전을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사건이 언론을 통하여 알려지던 초반에 주호민씨가 저는 선처하겠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저의 변호사님이 주호민씨 측과 합의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하여 주호민씨 국선 변호인에게 어떤 선에서 합의를 하는 것이 좋은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것 뿐입니다.
제가 저의 변호사님께 금전 요구 부분은 원하지 않는다고 요청하자 제 변호사님은 저의 의견을 받아들여 주호민씨 국선변호인에게 금전배상 요구를 삭제하고 다시 전달한 것이 팩트입니다.
그런데 주호민씨는 개인 방송을 통하여 마치 제가 항복을 요구하듯이 금전을 요구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사실을 과장, 확대하여 왜곡한 것입니다. 협상의 내용에 상대가 답변하기도 전에, 이를 철회한 행동을 두고 그것을 항복을 요구하는 사람의 태도라고 주장하는 것에 저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다섯째. 제가 '쥐새끼’ 등의 용어를 사용했다는 허위 주장에 대한 반박입니다.

주호민씨는 재판이 끝나자마자 개인 방송에서 제가 학생들에게 '쥐새끼'라고 발언했다고 한결같이 주장하였습니다. 저는 결단코, 누구에게도, 평생 단 한 번도 그런 단어를 사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 주호민씨가 제출한 녹음 원본에서도 그 부분은 들리지 않는다고 속기사가 표시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후 어떤 일일지 ‘쥐새끼’라는 단어가 들린다는 내용이 재판 전에 사람들에게 퍼졌습니다. 하지만 해당 부분을 분석한 최소한 세 개의 녹취록은 모두 의견을 달리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런 황당한 주장을 한 검사 측은 공소장을 변경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런 사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이 끝난 후에 주호민씨는 제가 아동들에게 ‘쥐새끼’라는 표현을 했다고 허위 사실을 이어갔습니다.
이는 사실의 왜곡이며 저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입니다. 또한, 해당 녹음을 주호민씨가 여기저기에 배포한 것은 또 다른 차원에서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녹음기를 넣은 것과 다른 차원에서 주호민씨가 져야 한다고 합니다.



여섯째. 검찰에 의한 증거자료 변경 시도에 대한 유감입니다.

정서 학대의 정황으로 삼아야 하는 녹음 소리가 일상의 수준에서 확인될 수 없다면 그 발언 내용을 학대라고 단정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도 검찰 측은 원본의 소리를 증폭하거나 변조하는 등의 인공적인 조작으로 그 내용의 실체를 확인하여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그 내용이 검증되어 확정되기도 전에 재판에 참여한 일부 부모님들은 법정에서 녹음이 재생되자마자 ‘쥐새끼’라는 단어를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에 의한 의도적인 자극적인 단어의 유포는 제가 아동을 학대하였다고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명확하게 검증되지도 않은 특정 단어가 마치 명확하게 들리는 것처럼 유포된 데에는 검찰의 실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피고인이지만 이런 점에서 검찰의 태도에 매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외에도 주호민씨의 방송 내용은 사실이지만 발생한 시점이 다르고, 배경이 다르고, 달리 해석될 수 있고, 어떤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하나하나 진실을 밝혀나갈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이제는 법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겠습니다.

1심에서는 검사 측이 기소한 다른 모든 내용은 무죄로 판결되었습니다. 다만 ‘싫어’라는 표현을 짧은 순간에 반복했다는 것 하나가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제 교실에 오기를 좋아하는 아동과 ‘좋다’, ‘싫다’를 말로 표현하면서 문제 행동을 지도해도 괜찮을 정도의 친밀감은 이미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싫다’고 표현한 것은 아동의 문제행동에 대한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인지 아동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그동안 혹시라도 주호민씨 자녀를 학대하였다면, 주호민씨 부부는 녹음기를 넣은 후에 열린 공식회의에서 제가 부임해서 만든 특수학급이 있는 고기초등학교에 자녀가 입학한 후에 자녀와 가족 모두가 행복해졌다고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는 주호민씨의 자녀가 학교에서 학대상황에 놓인 적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녹음된 날에 수업이 끝난 후 하교하면서 주호민씨의 자녀가 한수자씨(아이의 모)에게 평소와 다른 특이한 행동을 보이지 않은 것도 제 수업에서 아동이 학대당하지 않은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발언이 전체 맥락을 통하여 항소심에서 이 부분을 확인하겠습니다. 다만 1심 판사님이 “전체적인 발언의 취지에서 학대의 정황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을 듣는 부모가 속상할 수 있다.”고 지적하신 것은 앞으로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저는 이번 주호민씨의 개인 방송 내용을 보고 사실이 어떻게 왜곡되어서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확산되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주호민씨가 유명인이기에 불필요한 비난늘 받았다는 주장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저는 주호민씨가 웹툰 작가로 좋은 활동을 하길 원합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하여 자성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주호민씨는 녹음기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저는 학부모와 신뢰를 유지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어떠한 정치적 편견 없이 제 사건이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공교육은 좌우 진영의 논리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디 정치적 논리로 이 사건을 왜곡하여 판단하지 말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특별히 저는 교육감의 지휘에 있는 공무원 신분임을 고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현장 교사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교육정책으로 교사와 학부모가 신뢰하며,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문화가 만들어지기 원합니다.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은 혐오 시설이 아닙니다. 주호민씨 아들이 학교폭력에 연루되어 특수학급에 잠시 배치된 것을 특수학급에 감금되었다고 표현하는 일부 인권운동가들의 표현은 도가 지나칩니다.
특수교사는 감옥을 지키는 간수가 아닙니다. 가정학습을 시도하는 부모가 가정을 지키는 간수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특수교육 무용론이나 장애 혐오 표현을 멈추어 주시기 바랍니다.

재판 진행 중에 저를 복직시켜주신 임태희(경기도 교육감) 교육감님과 교육계 여러 관계자분 그리고 동료 교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제가 직위해제 된 후에도 지금까지 저를 끝까지 믿어주신 고기초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