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세례명] 성녀 사라 축일 10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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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성인 세례명 축일

[천주교 세례명] 성녀 사라 축일 10월9일



 

성인 성녀 사라 (Sara)
축일 10월 9일
구약인물 아브라함의 아내


아브라함의 아내이며 이사악의 어머니 ‘사라’의 본래 이름은 ‘사라이’였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이름을 바꾼다. 그녀 나이 90세 때였다.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나이에 이름을 바꾼 것이다. 아들이 태어날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었기 때문이다.

계약의 전수자를 낳을 것이니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다짐이다. 90세의 나이에 그런 결심을 한 것이다. 고대 유목민에게 있어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운명을 바꾸는 것과 같다. 사라는 하느님의 역사(役事)에서 비로소 자신의 역할을 찾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녀는 아브라함의 정실(正室)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지 못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밤하늘의 별처럼’ 수많은 후손을 약속하지만 정작 사라는 아이를 낳지 못했다. 그녀는 주님의 약속이 자기와는 무관하다며 체념하고 있었다.

마티아스스톰_아브라함에게하가르를데려가는사라.jpg Matthias Stom, Sarah Leading Hagar to Abraham 1637-39, Oil on canvas, 113 x 168 cm Staatliche Museen, Berlin

절망에 빠진 사라는 아브라함의 후계자를 얻을 목적으로 몸종인 이집트 여자 ‘하가르’를 아브라함에게 보낸다. 하지만 하가르가 임신했을 때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어쩔 줄 몰라 한다. 인간적 갈등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 사라가 이제 이름을 바꾸고 새삶을 시작한 것이다.

사라의 일생은 극적인 요소를 많이 담고 있다. 젊은 시절 그녀는 대단히 아름다운 여인으로 등장한다. 아브라함의 일행은 한때 흉년을 피해 이집트에서 산 적이 있었다. 그때 그곳 임금은 사라의 모습에 반해서 그녀를 후궁으로 데려갔다. 하느님의 간섭이 없었더라면 그녀는 왕궁에 주저 앉았을 것이다.

‘사라’는 히브리말 사라르(Sarar, 다스리다)에서 왔다고 한다. 사라는 몰랐지만 그녀의 삶은 철저하게 하느님의 계획 아래었음을 알 수 있다. 주님께서는 사라의 일생을 인내와 사랑으로 다스리고 있었다는 말이 되겠다. 젊은 시절 사라가 아들을 낳았더라면 그녀의 성격으로 보아 자만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미모와 지적 능력을 갖추었기에 아브라함을 좌지우지 했을 수도 있다.

어떻든 주님께서는 사라의 임신 능력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셨다. 모든 것을 포기하자 당신 계획을 실행에 옮기셨다. 임신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사악을 주시는 것과 임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사악을 주시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사라의 감격과 이름을 바꾸겠다는 결단은 이렇게 해서 나타났다. 하느님께서는 90살이 될 때까지 기다리신 것이다.

Jan Provost, Abraham, Sarah, and the Angel, 1520s, Oil on wood, 71 x 58 Musée du Louvre, Paris

사라는 정말 90살에 아이를 낳았을까. 육체적 나이 90이라기 보다는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생리가 끝나는 나이를 50대 중반으로 본다면 50대 후반의 나이로 생각해도 될듯하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숫자가 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창세기에 의하면 사라는 127살에 죽었고(23,1) 헤브론 맞은편 막펠라 밭에 있는 동굴에 안장되었다. 아브라함 역시 175살에 죽어 사라 곁에 안장되었다(25,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