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유리안 나

하야리아 사진전 (국제신문 문화) 정봉채 사진연구소 프로젝트, 9명 `아름다운 정원` 공동작업

 

 

 

 하야리아 출판기념 사진전 (국제신문)

 

여름내내 흘린 땀의 결과물

 

지난해 4월 24일, 오랜 세월 동안 부산 중심에 있었지만 부산 시민과는 전혀 무관했던 하야리아 부대(부산 부산진구 연지동)가 100년 만에 개방됐다. 높은 담장에 가려 시민은 감히 근접할 수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그 땅은 일제 강점기에는 경마장으로, 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군 야영지로, 1950년 한국전쟁 이후에는 주한 미군 부산사령부가 설치됐다. 2006년 8월 10일 공식적으로 폐쇄된 이후 지난해 10월 20일까지 6개월간 부산시민에게 그 감춰졌던 비밀의 문을 열어 주었다.

100년 만에 속살을 내보인 하야리아 캠프를 사진으로 만나는 전시가 마련됐다. 오는 27일까지 부산 중구 대청동 가톨릭센터 대청갤러리에서 여는 '캠프 하야리아' 출판 기념 사진전. 현재 추진되고 있는 부산시민공원 조성 전 마지막 모습을 원형 그대로 볼 기회이다.

이번 전시는 사진작가 정봉채의 '정봉채 사진연구소 프로젝트'에 참여한 권종근 이상종 김윤정 심미희 윤종철 정재원 등 모두 9명 작가의 공동작업이다. 이들은 캠프가 개방 되자 마자 자신들이 느끼는 감정을 표출하기 위해 6개월 동안 매일 같이 부대 구석구석에 렌즈를 들이대며 잃어버린 100년을 되살리려 애썼다.

'외롭다'는 테마로 작업한 권중근 작가는 그들이 떠난 정원의 모습에서 외로움과 허전함, 쓸쓸함을 포착했다. 그는 "오랜 시간 떨어져 있던 누이와 같은 땅, 그 오랜 침묵을 깨고 우리의 품으로 돌아온 이곳의 6개월간 기록이다. 이곳은 황폐했으며, 우리의 것이지만 남의 것이 되어버린, 외로움의 땅이었다"(작업노트 중)고 부르짖었다. 무성하게 자란 갈대에 가려진 건물이나 지붕 위까지 덮어버린 이름 없는 풀이 모두 작가의 감정이다.

이상종 작가는 '존재와 시간'이라는 주제로 유령처럼 서 있는 텅 빈 건물을 바라보고 지나간 시간을 되짚었다. 작가 박효련은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지만'을 통해 주인은 없지만 그들 스스로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풀과 꽃들의 대화를, 송경숙('공존에 대하여') 작가는 철책이 있는 담과 하야리아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경계감 속 공존을 표현했다. 작가 이아진('오롯이 새기다')은 그들이 날마다 군화로 걸어 다니던 길바닥에서 그들이 사는 방법과 소리를 발견했다.

송경숙 작가는 "개방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웠지만, 조용히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경외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우리가 볼 수 시간을 사진으로 담고자 했다. 캠프 하야리아는 한 명의 사진가가 바라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기 때문에 각각 다른 주제와 개성, 시각을 가진 작가들이 의기투합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정봉채 작가는 "부산에서 사진을 하는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부산의 장소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시작했다. 이번 작업을 통해 한 세기 동안 역사 속에 있다가 사라지는 '아름다운 정원' 하야리아를 우리 곁에 영원히 남겨두게 됐다"고 말했다. (051)462-1870,1

 

국제신문 기사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10322.22024204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