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리
(우리나라의 끝이며 시작인 최남단 섬)
어젯밤 줄곧내리던 비더러 내일은 제발 내리지 말아달라고 기도하고 잠들었건만
그 우중충한 표정으로 아침까지도 내내 비를 내린다. ㅠㅠ
혹시나 하는 맘으로 마라도 여객선 (T. 064-794-3500)에 전화를 걸어본다.
"저기 오늘 마라도 가는 배 운항하나요?"
명쾌하고도 행복한 그리고 내가 듣고싶었던 짧은 메아리 "네 오후부턴 운항이 가능합니다."
마라도로 가는 배를 탈수있는곳은 모슬포와 송악산 두곳이다.
우리는 가까운 모슬포항으로 서둘러 향한다.
배는 10시부터 17시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모슬포호"와 "21삼영호" 두대가 번갈아 운항한다.
마라도에는 매표소가 없어서 이곳에서 들어갈배와 나올배를 모두 예약해야 한다고..
"2시에 들어가서 5시 나오는걸루 주세요"
"마라도 1시간이면 다 돌아볼수 있는데 그래도 5시 하시겠어요? 나오실때 시간 변경은 불가능합니다."
배만 탔을뿐인데 벌써 가슴이 설렌다. 배가 울렁거려서 그런가??ㅋ
제주도에 와본적은 있었지만 매번 마라도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었다.
마라도.. 분명 제주도 섬안에 섬이 아니라 또다른 세계임이 분명하다.
아직도 모슬포항에는 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는데 마라도로 향하는 하늘은 벌써 부터 파랑이를 뽐내고 있다.
배는 많이 울렁거린다. 다른곳보다 바다의 깊이가 깊어서 그렇다고 했던가?
아저씨가 뭐라 말씀은 하셨는데 속이 울렁거려서 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멀미가 너무 심하다싶을땐 2층으로 올라가 하늘을 보자
다들 신이났다. 친구와 연인과 가족들..
모두의 행복한 미소가 있어서 마라도로 향하는 하늘이 저렇게 맑은게 아닐까.
20분 쯤 지났을까...
배가 마라도에 다달았음을 알린다.
드뎌 마라도구나
마라도계단 한번 많구나.. 단숨에 오른다.
우와~~~~~~~~~~우와우와
기대 이상인걸...
계단을 오르자마자 입구에 서계신 아저씨 아줌마들..
"날씨도 덥고 다리도 아플텐데 카트로 돌생각이 없어요? 싼데..." 호객하시는 아저씨들..
"아직 젊어서 걸을께요^^"
하고 돌아 올라오면서 마주친 간판에 다시금 화가 날뻔한다.
"짜장면 시키신분 무료관광해 드립니다."??
짜장면 시키신분 무료관광 해드립니다. 라는 말에 여쭤보니 정말 그렇다하셨다.
짜장면시켜 먹으면 무료로 카트를 태워 마라도를 한바퀴 빙~~ 돌아주신다고..
냉큼 앉아 때늦은 점심을 먹는다.
예전에 PCS 광고였나??
마라도까지 폰이 터진다는 광고였는데...
짜장면 시키신분..때문인지 정말 마라도에 짜장면이 한두곳 생기더니
지금 10곳도 넘을정도로 많은 가게들이 즐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언젠가 부터 마라도에서 짜장면이 꼭 미션처럼 느껴지게됐다.
예전에 미리 마라도에 다녀온 친구가 "짜장면 맛없어"
라고 했지만 뭐 그렇다고 여기까지와서 안먹어 볼수도 없고.. 오늘 점심은 짜장면 먹을려구 일부러 굶었는데..
맛? 경험이 중요한거지...^^;뭐
무료 카트에 올라 앉았다.
걸어서 40분정도의 거리라고 해서
5분동안 카트를 타고 한바퀴 쉭~ 돌구서 주변을 살펴보구 걷기로 했다.
세상에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정말 아름답다 이야 이야 이야 몇번을 내 질렀는지..
이 아름다움이 카메라에 담아지지가 않는다.
대한민국 최남단섬 마라도 이곳엔 없는게 없다.
성당, 교회, 절, 학교, 식당, 보건소, 파출소, 숙박시설.....
꼭 소인국에 온 느낌이랄까..
이런 아기자기한 건물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놓칠수 없다는거
< 마라도 절 기원정사 >
< 마라도 로빈손 아저씨의 집 - 초컬릿 박물관 >
< 마라도 어느 주민이 사는 집^^>
이야 이런곳에서 이렇게 살면 좋겠다...
마라도에 현재 거주하는 주민은 대략 90명 정도라고 한다.
잠깐 들린 화장실에서 마주친 할머니 두분 어찌나 말씀들을 재밌게 하시는지..
수까? 뭐랑수까? 무슨 말씀이신지..ㅋ
아마 이곳 해녀 3대 할망네 할망이셨나 보다.
담엔 저기서 짜장면 배달해서 먹어야겠네 ㅋ
< 장군 바위 >
하늘에 살고 있는 천신이 자신을 만나기 위해 내려오는 길목이라 전해지는 장군바위
마라도 사람들은 이 장군바위를 자신들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믿어왔으면
지금도 이곳에서 해신제를 지낸다고 한다.
그리고 저기 보이는 마라도 성당
나 사실 이거보러 왔는데...ㅋ
< 마라도 성당 >
어딜가나 어쩔수 없는 가톨릭 유리안나라는 생각이 든다.
높고 푸른 하늘에 한참을 고개들어 우러러보다 성당앞에선 그만 나도 모르게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작겠지?ㅋ 달팽이 모양인가??
마라도 성당은 부산교구 대연성당의 은인들과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정성을 모아 2000. 08. 02 축성 봉헌을 했구 그후 2006년에 제주교구에 기증했다고..
지금은 제주교구 마라도 성당인셈이다. 당연한거지만..
성전으로 들어가 가만히 앉아본다.
현재 신부님이 계신건 아니고 모슬포본당 주임신부님께서 한달에 한번정도 오셔서 미사를 집전하신다고 한다.
정말 귀엽다.. 저 달팽이..
그리고 마라도민의 민생치안에 힘쓰는 <대한민국 최남단 대정파출소 마라초소>
마을을 한바퀴 쉬~익 돌구 내려오면서 정말 하늘만큼 아름다운건 없다 생각이 든다.
자연이 만든 작품을 어찌 비교하겠는고..
들어오기전 매표소에 직원 말을 괜히 들었어..
그냥 5시에들어간다 할거을...
왜 그렇게 오래있을꺼냐는 갸우뚱에 말려버린게 분명해
4시에 배를 타기위해 서둘러 선착장으로 내려간다.
아~ 이 먹음직 스런 구름을 보라..
전화를 걸어 5시로 바꿀수 없냐고 했더니 안된단다..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싶었지만.. 뭐든 아쉬울때가 좋은거니깐..
배가 늦다.
땡볕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마라도..
한동안 꿈에 나타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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