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주님의 기도'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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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가톨릭 정보

천주교 '주님의 기도' 변천사

가톨릭교회의 대표적 기도 '주님의 기도'는
그동안 어떻게 변화 되어 왔을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교우들이 한글로 번역된 기도문을 바치게 된 것은 제2대 조선교구장 앵베르 주교가 1838년 한문 기도문을 한글로 번역하면서다.
그 이전에는 윤민구(수원교구 손골성지 전담) 신부가 1999년 영국에서 발견한 조선시대 '주님의 기도'(사진참조)에서 보듯 당시 신자들은 한문으로 된 기도문을 우리말로 음역해 암송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윤민구 신부가 영국에서 발견한 주님의 기도



 이는 한글을 천시하는 풍조에 따라 뜻풀이를 하지 않은 채 한문 기도문을 그대로 한글로
읽기만 한 것이다. 때문에 한문을 이해하는 지식인층만 그 뜻을 알 수 있었고 한문을 이해하지 못한 대다수 서민과 부녀자들은 뜻도 모른 채 그저 입으로 기도를 바치기만 했다.
 이같은 내용은 한글로 기도문 번역을 마친 앵베르 주교가 로마에 보낸 편지에 나와 있다.
 "한국 신자들은 천주교를 받아들인 그 시초부터 방언(한글)을 천시하는 관습에 따라 천주님께 방언으로 기도하는 것을 그렇게 합당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문 서적을 번역하는데 한자의 음만 따져 번역했지 그 뜻을 따라 번역하지 않고 사용했으며, 따라서 무엇을 기도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기도했습니다."
 앵베르 주교는 뜻도 모른 채 기도를 바치는 신자들을 위해 번역 작업을 시작, 1년 만에 기도문 번역을 끝냈다. 이 때 나온 것이 「텬쥬성교공과」(천주성교공과, 天主聖敎功課)다. 이는 한글로 된 첫 공식 기도서다.


천주성교공과에 실린 주님의 기도


주님의 기도는 당시 '텬쥬경'(천주경)으로 불렸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비신 자여, 네 이름의 거룩하심이 나타나며'로 시작하는 이 기도는 이후 1969년 「가톨릭 기도서」가 발간돼 '주의 기도'가 될 때까지 100년이 넘게 사용됐다. 「가톨릭 기도서」는 한문투의 문장과 옛 용어 사용을 자제하고 현대 문법에 맞는 쉬운 문장으로 표현돼 신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주의 기도는 현재의 '주님의 기도'로 한 차례 더 개정됐는데 「가톨릭 기도서」 발간 후 29년 만인 1997년이 이뤄졌다. 95년 로마교황청이 승인한 '새 미사통상문'을 기초로 그동안 변화된 어법에 맞게 기도문을 바로잡았다.
 
 ▶천주경-1835년 경, 영국
 在天我等父者 我等願爾名見聖 爾國臨格 爾旨承行於地 如於天焉 我等望爾
 재쳔아등부쟈 아등원이명견성 이국임격 이지승행어지 여어천언 아등망이
 今日與我 我日用糧 而免我債 如我亦免負我債者 又不我許陷於誘感 乃救我於凶惡 亞孟
 금일여아 아일용양 이면아채 여아역면부아채자 우불아허함어유감 내구아어흉악 아맹.
 
 ▶천주경-1836년 천주성교공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비신 자여 네 이름의 거룩하심이 나타나며 네 나라이 임하시며 네 거룩하신 뜻이 하늘에서 이룸 같이 땅에서 또한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 죄를 면하여 주심을 우리가 우리에게 득죄한 자를 면하여 줌같이 하시고 우리를 유감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또한 우리를 흉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의 기도-1969년 가톨릭 기도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그 나라가 임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님의 기도-1997년 개정된 가톨릭 기도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출처: 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