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이 1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10위의 시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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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가톨릭 정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1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10위의 시성식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10위의 시성식


나치 독일에 저항하다 강제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네덜란드 사제, 사하라 사막에서 복음을 전파하다 무장 괴한에게 살해된 프랑스 사제 등이 가톨릭 성인(聖人) 반열에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약 5만명의 신자와 추기경·주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성식을 하고 총 10명을 성인으로 선포했다.


보편 교회 안에서 성인으로 공경받을 7명의 복자 가운데 2명은 여성이고 5명은 남성이다.

이들은
▲1916년 암살되는 날까지 사하라 사막의 중심에서 거룩한 말씀의 씨앗을 심으며 모든 이를 위한 “보편적 형제”가 되길 갈망했던 프랑스 출신 교구사제 샤를 드 푸코(Charles de Foucauld)
▲성가정의 작은 자매회 공동창립자 겸 초대 총장으로 자신의 온 생애를 가난한 이들, 고아들, 병자들을 위해 헌신한 마리아 도메니카 만토바니(Maria Domenica Mantovani) 수녀
▲로아노의 카푸친 제3수녀회 창립자로 이탈리아에서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지칠 줄 모르고 가장 작은 이들을 섬긴 예수의 마리아 프란체스카(Maria Francesca di Gesù) 수녀
▲성소와 가정을 위한 사목에 힘쓰는 ‘성소 수도회’와 ‘성소 수녀회’ 창립자 주스티노 마리아 루솔릴로(Giustino Maria Russolillo) 신부
▲젊은이들의 교육활동과 종교교육을 위해 팔라촐로 야간학교를 운영하는 ‘가난한 이들의 수녀회’ 창립자 루이지 마리아 팔라촐로(Luigi Maria Palazzolo) 신부
▲모든 교리교사의 모범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도 교리 사제회’ 창립자 세자르 드 뷔(César de Bus) 신부
▲성인이 된 후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고 그로 인해 순교에 이른, 데바사하얌(Devasahayam)이라고 불리는 인도 출신 첫 평신도 복자 라자로(Lazzaro)다.


이번에 새로 성인이 된 인물 중 한 명인
네덜란드 출신 티투스 브란스마(1881∼1942) 신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를 침략한 독일 나치에 저항하다 1942년 체포됐고, 그해 7월 독일 뮌헨 인근 다하우 강제수용소에서 숨졌다.
그는 인체 내 탄산 주입 등 생체실험을 당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브란스마 신부를 순교자로 인정하고 1985년에는 복자(福者) 칭호를 부여했다.

'사막의 은수자'로 불리는 프랑스 사제 샤를 드 푸코(1858∼1916)도 이날 성인품을 받았다.

그는 젊은 시절 신앙을 멀리하고 방황하다 모로코 여행에서 만난 무슬림의 투철한 신앙심에 감명을 받아 43세 나이로 뒤늦게 가톨릭 사제가 됐다.
이후 알제리 남부의 사막 도시 타만라세트에 은수처를 마련해 빈자들과 함께 생활하다 1916년 프랑스 식민 통치에 반대하던 원주민들의 반란 와중에 무장 괴한에 납치돼 목숨을 잃었다.

푸코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난하게 살며 예수의 덕행을 따르려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에도 있는 '예수의 작은 형제회'와 '예수의 작은 자매들의 우애회'가 푸코의 영성을 따르는 공동체다.

그는 교황 베네딕토 16세 때인 2005년 복자품에 올려졌다.

이외에 가난한 이들의 수녀회 창립자인 루이지 마리아 팔라촐로 신부, 18세기 인도 평신도 순교자인 데바사하얌 필라이, 성가정의 작은 자매회 공동창립자 겸 초대 총장 마리아 도메니카 만토바니 수녀 등이 함께 성인품을 받았다.

바티칸에서 이처럼 대규모 시성식이 열린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재작년부터 차례로 교황청의 시성 승인을 받았으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성식이 계속 연기돼왔다.

가톨릭교회는 공적인 공경 대상으로 올려진 이에게 가경자(可敬者), 복자, 성인 등의 경칭을 부여한다. 복자는 영웅적 성덕이 인정돼 가경자 칭호를 받은 이가 기적 심사까지 통과하면 갖게 되는 경칭이며, 여기서 한 번의 기적이 더 인정되면 성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