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맥커리 (Steve McCurry) 사진전
< Unguarded Moment 진실의 순간>
http://www.stevemccurry.com/main.php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81-3
☎ 02-399-1000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스티브맥커리 <진실의 순간>의 개인전이다.
서울이 멀긴해도 부산에 사는 내가 그의 사진을 직접 눈으로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떨리는 일이다.
내가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을때 쯤이였던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작품 < 푸른눈의 아프간 소녀 >을 처음 보구서
스티브맥커리는 어떤사람인가 궁금해 했었다.
물론 사진의 교과서 적인 브레송이나 스티글리츠..님들(?)도 있지만 이분들은 이미 세상에 안계시니..
1950년생으로 현존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티브맥커리는 내게 아주 큰 감동이다.
아직 내게 큰 감동을 안겨줄 더 많은 작품을 기대할수도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지..]
뒤적거리면 찾아봤던 인터넷 모니터속 그의 사진들을 이제 직접 볼수 있다는 사실과
더구나 이번 사진은 그가 직접 고르고 직접 프린팅 했다고 하니..
(틈틈히 주유할때 적립해뒀던 포인또로^^ 2,000원 할인도 받고..ㅋ)
입장권을 받아든 내손이 들어가기도 전부터 떨리기 시작한다. ㅋ
지난 식목일(4월 5일) 상상시네마에서 스티븐 맥커리 초청 세미나가 있었다는 인터넷 기사를 봤었다.
사진소개와 다큐상영, 싸인회로 이뤄진 세미나에 대해 모든게 다 궁금한게 사실이였지만
기사중에 이 대목이 가장 맘에 들었다.
스티브맥커리님이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고, 세미나 시간이 초과되었지만 쏟아지는 질문들을 정성껏 잘 대답해줬다
ㅋㅋ 음 역시
참 인상도 좋은 아저씨가 인간성까지 좋구나 생각 했었지
'그 인간성(?)좋은 아저씨의 감각으로 찍은 사진은 더 아름다울꺼야' 혼자 어처구니 없는 상상을 하면서 들어선다.
우와~ 이 색감들의 선명함이라니...
한작품 한작품들 앞에서 발을 떼기가 어렵다.
저 시선들의 고정..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시선들을 고정 시킬수 있었을까..
모른긴해도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만약 당신이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린다면
사람들은 당신이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것이고,
그 사람들의 영혼이 사진속으로 떠 오를것이다. " - 스티브 맥커리
그의 이말이 이제야 이해가 됨을 느낀다.
그의 사진들을 보면 정말 순간을 잘 캐취했구나 생각을 들게 만들지만 그게 아니다.
순간을 과장한 오랜 기다림의 미학 이였다. 피사체의 영혼을 받아 안기 위한 인내의 기다림 말이다.
그는 원하는 순간, 표정을 얻기위해 같은 곳을 몇번이고 돌아가 기다릴 정도로 열정이 강한 사진작가라 했다.
지금도 주제를 찾기 위한 여행을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여행중이시겠지 옆구리에 카메라 끼구서
198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표지를 장식한 이 한장의 사진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스티브맥커리 그의 사진을 이렇게 직접 볼수 있다니..
전쟁중에 만난 14세 아프간 소녀..
그는 그녀의 저 푸른눈빛 하나만으로도 모든것을 말해주고 있다.
전쟁의 두려움, 슬픔, 외로움, 고통..
저 응시하는 정면 사진만으로도 모든것을 표현할수 있었다는 것에 다시한번 감동이다.
그리고 전시장 한쪽에선 내셔널 지오 그래픽에서 만든 다큐가 상영중이였다.
아프간 난민촌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듣고 스티브맥커리는 17년전 바로 그 아프간 소녀를 다시는 만날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10년도 더된 그녀의 사진 한장을 들고서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다큐였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버린 지금 그 소녀는 어디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아니 아직 살아남아 있을까..하는 궁금증과 함께 다큐는 진행된다.
그 사진만으로 느꼈던 감동과 함께 그 사진이 있게 까지의 과정을 알수 있게 되어서 더 좋았다.
사진을 찍는건 우리가 기억하고 싶고, 추억하기 아름다운것만을 담아 두는것이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기분좋은 기록의 창고 같은거??
다정히 어깨동무를 하거나 팔짱을 끼고서 정면을 바라보는 사진말이다.
물론 그전에 현재 장소에서 가장 사진에 잘나올만한 장소를 선정하는것도 그 준비로써 중요한 일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내가 카메라를 만지기 시작할때쯤엔 정면사진같이 경직된 재미없는사진보다는
자연스러운게 좋다고 나 스스로 생각하며
피사체의 허락없는 사진을 마구 찍어댔구 또 그들의 원망과 삭제의 요청을 들으면서도
자연스럽다고, 아주 좋다고 말하면서 ㅋㅋ 나름 "역시 사진은 자연스러워야해" 자부했던 나였다. 하지만,
스티브맥커리 그는 뭔가 다른다. 달라도 아주 다르다.
그가 정면사진이 많은 이유는 아주 자연스러운 거라고 대답했었다.
대화를 할때 눈을 쳐다보고 얘기하는 것 처럼 아주아주 자연스러운 거라구
그는 정면으로 저렇게 모든걸 다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과장을 만들어낼수 있는 것이다.
내가 착각했던 자연스러움은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관찰자의 시점이였구나 하는 깨달음이 이는 것 같았다.
카메가 대중화되고 사진이 차지하는 예술문화의 입지가 커진만큼
뭔가 남과 달라야 이목을 끌수 있다고 생각들을 했는지
요즘 사진작가들은 자극적이거나 현실과 괴리되는 사진을 찍어댄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한번더 보게 되고 임팩트가 아주 강하게 작용한다는 이론도 맞기 하지만
가끔 눈살찌프리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것이 좀 그랬었다.
하지만 맥커리는 전쟁으로 얼룩진 장소를 간다해도 그는 전쟁의 처참함과 참혹함을 담아서 시선을 끄는것이 아니라
맥커리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리고 우리의 시선까지 그곳에 고정시켜버리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 스티브맥커리의 작품전은 총 5섹션으로 나눠서 1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Section 1 장소 (Place) 시간, 계절, 공간의 화면의 색온도로 정확하게 재현된 현장 기록사진
Section 2 의미(Meaming) 화면 속에 담겨있는 영혼의 울림, 함축된 시각 언어가 내포된 예술적 여운의 감동
Section 3 예술(Art) 작가의 주제의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공간구성을 위한 연출적 요소가 다분히 존재
Section 4 힘(Immanent Power) 대비와 암시, 생략과 묘사에 의한 사진의 집중과 분위기 연출을 통한
섬세한 감성적 작품
Section 5. 구성(Composition) 통일감, 미묘함, 복잡함, 그리고 강렬함을 적절히 조화시킨 그의 치밀한 화면구성
모든 사진 작가들의 공통점이겠지만 그의 열정과 탁월한 감각들을 가득히 느낄수 있었다.
정말 욕심난다..
몇해전에 나도 저기 타지마할 옆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왜 이렇게 다른걸까..
당연히 두달 배낭여행과 몇년을 그들과 함께한 그와는 다르다는게 지극히 당연하고 진리이지만..
"아~ 나도" 내내 입으로만 말도 안되는 욕심만 내본다.^^;
참..
사진이 좋아서 찍기 시작했더니
사진을 찍으며서 자꾸 욕심이 생기고 더 잘할수 있을 꺼라고 생각했었는데스티브 맥커리 그의 작품을 보면 정말 흉내낼수 없구나 생각이 들어서 살짝 기분이 나쁘다.
거기다가 홀딱 맘까지 빼앗기고 오다니...
이거 완전 돈쓰고 손해본 기분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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