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축제] 광복동 부산 크리스마스 트리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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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축제

[부산축제] 광복동 부산 크리스마스 트리축제

 

제 2회 부산 크리스마스 트리문화축제

2010.11.30 ~ 2011.01.17

 부산시 중구 광복동 남포동 일대

 

올해로 두번째 맞는 부산 크리스마스 트리문화 축제

넘어지면 코닿을곳 이라는 말이 아마도 우리집에서 여기까지 거리를 말하는게 아닐까

그런데 넘어지면 코다칠까 그랬는지 

집근처에 살면서도 가봐야지 가봐야 하는데.. 맘만 먹어대다 그렇게 1회때도 훌쩍 지나버렸었다.

 

이젠, 시리도록 아름다운 트리보다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속이 더 좋을 나이가 되기도 됐지뭐 ^^;;

오늘은 꾸역꾸역 카메라를 울러메고 운동화를 신고 나서본다. 트리축제의 마지막날..

때마침 오늘은  마리아님 사진현상소에서 모임이 있는날이다.

밤 늦은시간

모임을 마치고 집까지 걸어가면서 쉬엄쉬엄 혼자 사진을 찍어보겠노라는 다큰 처자의 무모한 이야기에

어르신들 어이없다듯 눈들이 동그레 지셨다. 세상이 어느땐데.. 이 늦은 시간에..

이유인즉 나야 문제가 안되지만 카메라 뺏긴단다 ㅋ

그렇게 오랜만에 광복동을 거닐어 본다.

중,고등학교때부터 교복 입고 친구 손을 잡고 거닐던 곳이다.

바람이 몹시 불기라도 하는날은 종아리까지 덮고있던 길다란 플레어 스커트 교복치마가 바람에 날릴까

꼭 부여잡으며 서로 웃어댔던 기억들이 바람을 타고 전해진다.

눈을 감고도 여기가 어딘지 저리로 가면 어디로 나오는지 다안다고 생각했던 동네인데

모든게 많이 달라보인다.

나또한 많이 달라졌으니..

수능대박!!

추운 겨울날 큰 크리스마스 트리에 새겨진 어느 수험생의 소리없는 외침이다. 아니 우리나라 모든 수험생들의 외침이다.

지금쯤 수능 대박으로 꿈꾸던 대박난 인생을 준비하고 계시길 기도해본다..

혹, 기대했던것이 아닌 다른일이 생기더라도

그 또한 본인에게만 주어진 새로운 경험임을, 더소중한 경험임을 깨닫길 .. 기도해본다.

축제가 한창일땐 차량통제였던 이길 지금은 내앞으로 차들이 하나둘씩 지나간다.

외줄타기 하는 등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조용한 밤이다.

이제 다들 서둘러 집으로 돌아갈 시간인가 보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꼼짝달싹도 못했을 이 광복동 거리가 

이제 점점 모두 제자리를 찾아 가는 모습이다..

추워서 아무것도 못할것만 같았는데..

벌써 아쉬워 지기 시작하는 이유는 뭘까..

마지막이라는건 늘 아쉬움을 주나 보다.

아름답다

분명 아름답다는 이럴때 쓰는 말일것이다.

길가에 서있는 케리커쳐 가게

그 가게 안에서 아름다운 인연의 모습을 만났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외국인 근로자셨다.

지금 잡으신 손 영영 놓치마시고 지금처럼 늘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근데 사실 저 외국인 아저씨가 훨더 잘생겼는데..ㅋ 그림이 영.. 아니잖아요 아저씨 ㅋ

그 둘의 모습을 뒤로하고 난 애꿎은 카메라만 꽉 쥐고서 거리를 거닌다..

마지막날인 오늘  눈이라도 펑펑 내려주면 얼마나 이쁠까?

군대다녀온 친구녀석들은 강원도에서 징그럽게 눈을 치워보면 그런 소리 못할꺼라지만..

부산을 벗어나지 못해본 나로선 진눈깨비라도 내리는 날은 이게 첫눈일꺼라고 믿어버리고선 막 설레여보기 부터 하는 사람인지라..

이 사슴을 보니 문득 몇일전 동생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누나는 아직도 산타가 있다고 믿고있는건 아니지?"

동생눈엔 인생을 참 꼬이게 사는듯한 누이에게 뭔가 스스로 세상을 좀 살아봄직한 동생의 따뜻한 충고엿을 것이다.

동생의 그 안타까운듯한 눈빛이 생각나서 웃음이 났다.

내눈에 저가 더 사슴눈을 하고 세상을 살아 가는듯 한데 말이다.

이곳은 메인트리가 있는곳이다.

광각렌즈를 챙겨오질 못해서 다 담아내질 못했지만

역시나 메인다운 위풍 당당을 느낄수 있었다.

그들의 사랑속에 태어난 아기예수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곳 광복동과 남포동은 명실상부 부산의 문화, 패션의 중심이였다.

아마도 시청 법원 금융 극장등이 이곳에 모여있었던 것만 봐도 상권의 중심이였던게 분영하다.

그러다 시청, 경찰청, 법원까지 이전해버리고

그들을 중심으로 운영되었던 상권들이 무너지고 점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한동안 축쳐져 보였던 거리의 모습이였지만

주변에 대학교가 들어서고 백화점이 들어서고 거가대교도 개통이 되고

또한 시에서 이런 행사들을 계획하고 준비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모습은 아니래도

다시 생기를 찾아가려는 모습이 아름답도록 눈물겹다고 해야 하나..

 

화려한 광복동을 지나 남포동길을 걸어본다.

영화하면 남포동만이 떠올랐을 정도로 부산에서 영화의 거리로 유명했었지만

요즘은 롯X, 씨XX.. 다 해서 큰 회사들이 곳곳에 극장을 만들다 보니

남포동의 작은 극장들 지금은 이름도 가물가물한 제일극장, 부영극장... 이름을 바꾸거나  문을 닫은지 오래고

게다가 주차시설이나 영화관 시설이 열악한 이곳으로는 점점 발길이 줄어드는게 사실이다.

대학시절 오다리를 뜯으며 열중했던 심야영화

결국엔 지하철이 끊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친구때문에 보다말고 나왔던  글레디에이터^^

어느때 부턴가 남포동에선 심야영화를 찾아보기도 힘들어 졌다.

시린 추운겨울날엔 포장마차 오뎅만한게 없으리라..

호호 불어가며 먹던 500원의 행복 그리고 덤으로 먹는 무한리필 오뎅국물

 

그리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

예전에 타로점 본다고 겨울날 덜덜 떨면서 2시간을 서있었던 기억이..ㅋㅋ

인생의 모험같은 미래를 점쳐볼수있다는 그게 오히려 더 모험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지만..

그땐 왜그리도 그게 다 맞아 보여 눈 동그랗게 떴었는지.

남포동표 팝콘 옥수수바

모락모락 김으로 유혹하며 하루종일 주인을 기다렸테지만 결국 내일 다시 기다릴 준비를 하고 있다.

 

길거리 카페도, 분식점도 모두들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계셨다

나도 집으로 향한다.

오늘은 화려한 트리속에서 한번 행복했고

그때의 먼 기억속의 추억들이 하나하나 떠오라 또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