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 억새평원
양산시 하북면과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산남면에 걸쳐있는 산
신불산 폭포자연휴양림에서 이른 저녁을 챙겨먹구서 신불산로 향한다.
무심코 나섰는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혹시나 하고 챙겨왔던 두터운옷을 여며입고서 다시 휴양림을 나선다.
신불산 휴양림 상단지구에서 죽림굴을 지나 신불산 억새평원으로 향하는게 오늘의 코스다
그나저나 5시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하늘이 어둑어둑 해지는듯 하다.
너무 늦게 나섰나? 햇살이 가득해야 억새풀의 아름다움을 담을수 있을 텐데...
결국..
계획은 휴양림을 출발 걸어 걸어서 신불산까지 가려고 했지만
어쩔수 없이 차를 타고 죽림굴을 지나 간월재로 향한다.
이건 어디까지나 어쩔수 없이다.
절대절대 저질 체력에 걷기 싫어서가 아니라
해가 어둑어둑해져서 혹시나 해라도 져버리면 안되니까...라고 ^^;;
비포장길을 덜커덩 덜커덩
어제 비가 왔던 탓인지 산길이 더 움푹움푹 덜컹덜컹 요동을 친다.
이런이런 얌체운전자님 이곳은 일방통행이라구요...
간월재에서 휴양림 방향으로 내려오시는 얌체운전자님에게 울며겨자먹기로 양보운전을 하며 엉금엉금 기어오른다.
그래도 그덕분에 그냥 지나쳤을 숲에 잠깐 멈춰서서 나무를 바라보며 속삭일수 있었다.
"그새 너 단풍이 많이 들었구나 .."
벌써 1년만인가??
신불산 억새평원은 여전히 그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겠구나... 나 너무 늦었지?
"울산의 12경 신불산 억새평원
광활한 면적의 억새평원은 사자평과 함께 영남알프스의 대표적 억새군락지로서
매우 아름다우며 산림청이 선정한 한국의 100대 명산중의 하나입니다."
아무렴요... 그럴만도 하죠..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넓은 평원은 이루 말할수 없을 만큼 아름답죠
영남 알프스는
밀양, 청도, 울산의 3개 시도에 모여있는 해발 1,000M이상인
가지산, 운문산, 재약산, 신불산, 취서산, 고헌산, 간월산의 7개 산군이
유럽 알프스의 풍광과 버금간다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풍광도 수려하지만 억새로 대표되는 영남알프스
수백만평의 신불평산 억새평원이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이란..정말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그나저나 날씨는 왜 이렇게 추운거지...
날씨가 너무 추워서 그런지 해도 오늘은 일찍 퇴근했나보다
이제 겨우 5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해가 지기 시작하면 안되는데... 어쩌나....
간월재를 중심으로 왼쪽은 간월산 오른쪽은 신불산이다.
간월재는 두산의 골짜기 정도라면 보면될까...
아무튼..
딱 1년전엔 간월산을 올랐었다. 그러니
오늘은 신불산 너다.
사실 늦긴 늦었다
오늘도 늦었지만 오늘이 늦었다.^^
신불산 억새평원은 9월말부터 10월중순이 가장 아름다울때라고 했으니
10월의 마지막인 오늘은 말한것도 없이 늦은거다. ㅋ
한발 한발 신불산을 오른다.
저멀리 간월재 대피소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대피소 옆에 트럭에선 오뎅국물이 따뜻하게 끊고있었다
내려가는길에 꼭 먹어야지..
한걸음 한걸음..
점점 멀어지면서
점점 신불산의 정상을 향하여...
앞으로 올라가야 할길이 멀때는 뒤를 돌아봐줘야 하는거거든..
그래야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든다라할까 난..
대피소옆 오뎅가게 트럭이 이젠 보이지 않는다.
이정도면 많이 올라왔어 기특하다 나
드뎌 신불산 정산이 코앞이다. 아~~~~~~~~~춥다
해가 늬엇늬엇 저물어 간다. 하늘에 흔적을 남기며...
이곳이 신불산의 정상이다.
뭔가 있었던거 같은데 지금은 공사중이다.
시린 비바람에 무너졌나보다..
오늘길에 밧줄도 끊겨있고
나무손잡이도 허술해보이고 영... 우리 세금 잘좀 써주시지 ...
도시의 이야기가 하나둘씩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아름답다.
근데 춥다
추운건 어쩔수 없다.
신불산 정상 시린바람속에 깍아먹는 배는 이에서 속까지 시리게 만드는구나.
정상에서 원래 포즈잡고 인증샷 한장 정도 찍어줘야 하는건데...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후레쉬를 터트려도 요모양이다. 1,209m
높은산인게 분명하다 내려가는길에 신불곰이라도 마주치면 어쩌나..
서둘러 내려가기 시작했다
신불산을 단숨내려와 간월재벤취에서 잠깐 쉬기로 했을때
누군가 비박을 하고 있었다.
비박은 산에서 텐트없이 밤을 지내는 것으로 독일어 Biwak 프랑스어 Bivouac 이다.
예전엔 정상적인 야영이 아니라 갑작스런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했던것이지만
요즘은 비박동호회도 많다고 들었다
이래서 그렇구나 이거 너무 아름답잖아
오늘 보니 죽기전에 나도 꼭 해봐야 겠다.
그모습이 어찌나 부럽기도하고 아름답던지...
서둘러 내려갔지만 오뎅트럭 아저씨는 퇴근하셨다.
휴양림으로 내려와 이마트에서 산 킹크랩을 애써 쩌봤다.
그렇게 오뎅아저씨를 잊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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